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풀려나간 17조9720억원이 유발한 부가가치는 투입된 돈의 절반에 해당하는 9조130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경제산업동향 7월호’에서 분석한 결과다. 예산정책처는 재난지원금 마련을 위해 삭감한 예산(4조1000억원)과 재난지원금이 기존 소비를 대체한 효과를 기회비용으로 반영했을 경우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투입액 대비 효과를 나타내는 생산유발계수는 1.52,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65, 취업유발계수는 13.7명(10억원당)이었다. 여기서 부가가치유발계수는 긴급재난지원금에서 삭감 예산 규모를 차감한 금액(13조872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총 투입액에 비해서는 0.50에 불과하다.

지역별 분석 결과 서울 경기 부산은 생산·부가가치·취업 유발효과의 절반가량이 지역 내에서 발생한 반면, 인천 울산 대전의 경우 타지역에서 더 많은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파급효과의 60~80%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결과적으로 재난지원금이 소비를 늘리는 등 제한적 역할은 했지만 매우 비효율적으로 쓰인 데다 지역 격차를 확대시키는 경향이 있고,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더 도움이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지출 예산을 줄이고 나랏빚을 내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은 ‘아랫돌 빼 윗돌 괴기’가 될 수밖에 없다. 받을 때는 ‘공돈’같지만 모두 언젠가는 국민이 부담해야 할 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벌써 2차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국내총생산(GDP) 추가 하락을 막을 2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벌써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완주군과 화순군이 지급을 시작했고 대구시 역시 2차 지급을 결정했다. 제주도 춘천시 등도 추가 지급을 검토 중이다. 정치인들이 재난지원금에 적극적인 이유는 단기적으로 이것만큼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뿌리는 돈은 마약과도 같다. 경제를 살리는 건 마약이 아니라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규제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임을 명심해야 한다.